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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위] 이정미, "조재범 성폭력 사건, 체육계의 폐쇄성이 괴물 만들어.. 즉각 전수조사 및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해야"

이정미 대표, 133차 상무위원회 모두발언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신청, 정부가 전향적인 입장 내놔야.. 방치된 시설 점검 위한 방북이라도 허용하길"

"조재범 성폭력 사건, 체육계의 폐쇄성이 괴물 만들어.. 즉각 전수조사 및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해야.. 권력과 위력에 의한 성폭력, 국회는 '비동의강간죄'법 비롯해 미투 법안 처리해야"


일시: 2019년 1월 10일 오전 9시 30분 

장소: 국회 본청 223호


#개성공단 기업인 방북 신청 관련

개성공단기업 비상대책위원회가 어제 시설 점검을 위해 방북하게 해달라는 신청서를 통일부에 제출했습니다. 지난 3년간 일곱 번이나 방북을 요청했지만, 매번 방북이 거부되거나 유보됐고, 피해액은 1조 5천억 원을 넘어가고 있습니다. 피가 마르는 심정인 기업인들에게, 이제 정부는 전향적인 입장을 내놓아야만 합니다. 


정부는 유엔 대북제재로 인해 공단 재개가 어렵다는 말만 되풀이하고 있습니다. 개성공단 가동 중단은 당시 UN 제재와 상관없이 박근혜 정부가 독자적으로 내린 조치입니다. 2017년 이후 UN의 포괄적인 대북제재 조치가 있었지만, 개성공단에서 생산하는 모든 제품이 제재 대상이 아닐뿐더러, 북측 노동자들에 대한 임금 지급도 다른 방식을 찾아볼 수 있습니다. 무엇보다 최근 유엔이 남북 철도 연결에 대한 대북제재를 면제한 것처럼, 정부가 노력만 한다면 공단 재개는 불가능한 일이 아닙니다.


북중 정상회담의 전격인 성사와 함께,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 회담의 임박을 알리는 등 한반도 정세는 급속히 대화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습니다. 이럴 때 정부는 발상을 전환하여 제재 해제를 기다리는 대신에 개성공단 재개를 비핵화의 지렛대로 삼을 수 있다는 점을 미국과 주변국에 지속적으로 설득해야 할 것입니다. 마침 올해 신년사에서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의 조건 없는 재개를 약속하는 등 긍정적 여건도 마련되었습니다. 일단은 공단 기업주들이 요구하는 지난 몇 년 동안 방치되었던 기업 시설을 점검하기 위한 방북이라도 허용해야 합니다. 그리고 정부의 전향적인 노력으로, 올해부터는 개성공단의 멈춘 공장과 기계들이 다시 돌아가고, 남과 북의 사람들이 오고 가게 되기를 기대하겠습니다.


#조재범 성폭력 관련

쇼트트랙 국가대표 심석희 선수가 ‘조재범 전 대표팀 코치로부터 성폭행을 당했다’며 조 전 코치를 추가 고소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빙판 위에서 힘차게 내달려야 할 선수의 꿈이 잔인한 폭력으로 짓밟혔습니다. 지난 4년간, 그것도 미성년의 나이에 이 폭력을 온전히 혼자 감내해야 했던 심 선수에게 위로와 함께 진심으로 미안하다는 말을 전합니다. 


하지만 이번 사건은 조재범이라는 개인의 문제가 아닐 것입니다. 상명하복의 선후배 문화, 지도 범위를 넘어선 코치의 폭언과 폭행, 성폭력, 그리고 이를 은폐하는 체육계의 폐쇄성이 조재범이라는 괴물을 만들었습니다. 정부는 발표한 대로 즉각 전수조사를 실시하고, 여성 선수들을 대상으로 한 성폭력에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해야 합니다. 문체부 등 관계부처는 ‘체육분야 성폭력 지원전담팀’을 조속히 설치하여 피해자의 상담과 회복을 돕고 성폭력 예방교육을 내실화하는 한편, 선수촌 합숙훈련도 개선해야 할 것입니다.


심 선수의 증언은 성폭력이 누구에 의해 어떻게 행사되는지를 또 한번 보여주었습니다. 권력과 그 권력을 이용하는 위력이 존재하는 모든 일상에서 성폭력은 행사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지난해 1월 이래, 사회 각 분야에서 수많은 미투가 있었음에도 국회는 제가 제출한 비동의강간죄 신설 법안을 비롯해 아직 단 한건의 미투 법안도 처리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정치가 한 개인의 삶을 건 용기에 지지를 보내는 일만 하고 있을 수는 없습니다. 이제 미투 법안 입법으로 그녀들의 용기 있는 고백에 응답해야 할 것입니다. 그렇게 했을 때만이 제2의 조재범이 체육 현장에 나타나는 것을 막고, 심 선수는 다시 빙판을 당당히 달리게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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