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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대표, 노영민 비서실장·강기정 정무수석 예방 대화 전문

이정미 대표, 노영민 비서실장·강기정 정무수석 예방 대화 전문


일시: 2019년 1월 11일 오후 2시 15분

장소: 본청 223호 


■ 이정미 대표


굉장히 어려운 시기에 중책을 맡게 되셔서 힘내시라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고, 축하도 함께 드린다. 특히 우리 신임 비서실장님, 정무수석님은 국회를 잘 아는 분들이 청와대에서 일을  맡으셨기 때문에 정부와 국회와의 협력관계를 이끌어내는데 큰 기대를 갖고 있다. 


제가 작년 연말에 열흘 정도 밥을 굶으며 국회에서 농성을 할 때 마음을 많이 내려놨다. 선거제도 개혁이 될 때까지, 수십일이 걸리더라도 이 자리를 지키고 있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열흘째 접어들고 문희상 의장께서 청와대에 급히 가셔서 대통령을 만났고, 대통령께서  선거제도 개혁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표명해주셨다. 덕분에 5당 합의를 이끌어내는데 큰 역할을 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합의서가 중요한 게 아니라, 실제로 법률안이 만들어질 때까지 아직도 길이 너무나 험난한 상황이다. 


정부가 아무리 강력한 개혁 의지를 갖고 있더라도, 국회에서 개혁 법안이 입법화되지 않으면 국민들한테 실질적인 성과와 선물을 드릴 수 없기 때문에 국회의 변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지금 이 시대에서는. 20대 국회에서는 앞으로 우리 국민들의 뜻이 제대로 관철되고, 마음 놓고 정치에 자신의 삶을 맡길 수 있도록 하는 선거제도 개혁이야말로 촛불 개혁 이후의 최대 과제라 생각한다. 대통령께서도 그걸 너무나 잘 알고 계셨기 때문에, 대통령 후보 시절 핵심공약으로 얘기한 것이고, 이번에도 그런 지지를 보내주셨다고 본다. 이것이 완전히 합의되기까지 조금 더 대통령의 강력한 지지를 받고 싶다. 선거제도 개혁이 이뤄질 수 있도록 힘을 보태주시고 끌어가주시길 기대하고 있다. 그 말씀도 대통령께 다시 한번 전달하고 싶다. 


경제가 굉장히 어렵다고 얘기를 한다. 제가 현장에 많이 나가보고, 특히 중소기업상공인들 신년행사를 다니면서 깜짝 놀랐다. 사실 이 정부의 개혁정책에서 가장 강력하게 뒷받침해주셔야 할 분들이 마음이 많이 혼란스러우신 듯하다. 또 한편에서는 우리사회에서 가장 약자라 할 수 있는, 저임금·장시간 노동자들도 삶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이 아니라 뒷걸음질 치는 것 아니냐는 걱정을 하고 있다. 정부의 개혁정책을 뒷받침할 수 있는 세력들의 민심 기반이 너무 안 좋아지는 것 아닌가 걱정이 된다. ‘정권이 바뀌었는데도 내 삶은 바뀐 게 없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한다면 대한민국 역사에서도 슬픈 일이 되는 것이다. 저는 기존의 경제 운용 방식인 재벌 중심 경제체제가 우리 사회의 경제적인 불평등과 양극화를 너무 심화시켰고 그 방식으로는 도저히 문제를 풀 수 없다고 생각했기 때문에, 우리 정부가 소득주도 성장이나 공정 경제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표명했었다고 본다. 그 의지가 후퇴하거나 흔들리지 않았으면 하는 생각이다. 그것을 자신감 있게 밀어붙일 때, 정의당도 협력해가며 개혁을 요구하는 사람들의 마음을 모아가는 역할을 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 문제만큼은 정말 흔들림 없이 나가야하고, 말씀만이 아니라 국민이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정책으로 진행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작년 8월, 대통령께서 8·15행사 때 말씀하셨지만 당시에는 5당 대표 체제가 정비가 안됐을 때였다. 5당의 대표들이 선출되고 정당 내부가 정리되면 청와대에서 한번 깊숙한 논의할 자리를 만들겠다고 약속하셨다. 물론 남북관계나 여러 국정 일로 바쁘시겠지만, 지금 새롭게 비서진도 교체됐고 2기 내각 교체 얘기도 들려오며 집권 중반기로 가는 시점에 있다. 그래서 지금 정부의 정책 방향과 국회에서 고민하는 것이 어떤 게 같고 다른지, 같이 협치해서 해결할 수 있는 것이 있는지 논의를 깊숙하게 할 수 있는 자리가 조속히 마련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 노영민 비서실장


대표님이 지금 말씀하신 대통령-5당 대표 회동 문제는, 오전에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님도 같은 제안을 해주셨다. 그래서 그 부분은 대통령께 말씀을 드릴 생각이다. 적절한 시점에 5당 대표가 회동해 주요현안에 대해 한번 얘기 나눌 수 있는 기회를 갖도록 건의드리겠다. 


사실 경제가 어렵지 않습니까? 저도 국회의원하면서 실물경제 쪽 상임위에서 12년 있었는데 경제라는 것이 참 생각과 같지 않다. 수백, 수천 개의 톱니바퀴가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 경제이다 보니 모두에게 좋은 경제정책은 없는 것 같다. 거시경제 지표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지표끼리도 서로 맞물려 돌아가는 것이 있어서 선택의 문제가 많다. 선택의 문제에 있어,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경제에 대한 철학을 굳건히 세우고 갈 수밖에 없다는 생각을 한다. 


정부가 이제는 성과를 내지 않으면, 국민들이 피부로 느끼고 국민의 삶이 변하는 성과를 도출해야 한다는 것이 대통령의 강한 요구다. 이를 위해 경제에서 제일 중요한 것을 일자리로 보고 있다. 일자리를 위해선 성장과 투자가 뒷받침되어야 하고, 1년간 정부 정책의 중심으로 가져가려고 한다. 


이것이 흔히 얘기하는 혁신성장이다. 미래에 새로운 산업을 키워 나가기 위한 이니셔티브도 해야 할 것이고 전통적인 제조업의 르네상스도 있어야 할 것이다. 이를 위한 새로운 사회적 분위기, 사회협약도 한번 추진해봐야 하지 않을까 한다. 이 과정에서 정의당과 이정미 대표님도 많은 조언도 해주시고 도움 주셨으면 한다.


■ 이정미 대표


사람들이 직관적으로는 지표와 수치로 경제를 판단하지만, 저는 사실 경제 방향이 기존 약자를 너무나 배제하고 성장 위주로 달려왔던 것에 대해서 이번 정부에서는 이를 보듬어준다는 믿음과 확신을 국민들이 기대하고 있다는 생각을 한다. 더 이상 약자들이 성장의 그늘 속에서 배제되지 않는다는 믿음이다. 당장의 수치로 나타나진 않더라도, 안정감을 가지는 것은 수치보다 훨씬 중요한 것이라 본다. 그 문제만큼은 정부가 흔들리지 않고 갈 것이라는 몇 가지 정책들을 세운다면, 저는 이것이 성과라고 본다.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서 투자가 늘어나야 한다는 등 이에 대한 경제적 논리들이 있다. 저희들이 수십 년 동안 계속 들어왔던 이야기이다. 그러나 이 방식으로 경제 위기가 돌파될 수 있는가에 대해선 의문을 가지는 부분이 많다.


■ 노영민 비서실장


일단 저희가 거시경제 지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 것은 국민의 삶을 포함한 국가경제를 안정적으로 관리하는데 필수적이라 생각한다. 아무리 숫자라 하더라도 결국은 평가의 지표이다. 성장률, 국민소득, 물가. 환율, 금리, 실업률 등이 거시경제의 핵심지표인데 적어도 이 부분은 무엇보다 최우선적으로 안정적으로 관리되어야 한다. 거시경제 지표에서 실업률 부분, 특히 청년 실업문제는 우리가 예상했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는 반성 속에서 그 부분에 대한 노력을 더 기울어야 한다는 내부적인 판단이 있다. 


■ 강기정 정무수석


여기 오니까 노회찬 의원님 얼굴이 걸려있다. 이제 노회찬 의원님을 정의당 것으로만 하지 마시고 모든 분들에게 다 돌려주시면 감사하겠다는 말씀을 드린다. 노회찬 의원님의 마음이 사실은 선거법 문제를 넘어선 정치 대개혁 요구 아니겠나. 선거법 개정 문제를 포함해, 정치개혁 전반에서 성과가 나타나길 바라고 저도 그런 노력을 대통령을 모시고 해보겠다. 


거시경제에 대한 말씀도 실장님이 해주셨고, 대표님도 약자를 보듬어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다. 이제 쌍용차 해고자 문제도 해결되었고, ktx 해고자 문제, 인천공항공사 비정규직 정규직화 문제, 그리고 오늘 기쁜 소식이 파인텍의 426일 농성도 국회에서 많이 노력해주셔서 잘 해결했다. 정부에서 피부로 느낄 수 있는 경제 대책이 정부의 노력도 필요하지만 국회에서도 해주셔야 한다. 여러 가지 잘 안되어 아쉬운 부분이 있고, 대통령도 회의할 때마다 여야정 상설협의체 두 번째 만남을 잘 준비하라고 말씀한다. 1차 합의가 국회에서 많이 통과된 것에 감사드리고, 부족한건 2차 회의 때 잘 합의하면 좋겠다는 말씀이다. 그 방향에서 열심히 하겠다. 실장님은 오늘 함께 오셨지만 제가 많이 심부름 하러 다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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