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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대표, 기자 간담회 모두발언 및 질의응답



이정미 대표, 기자 간담회 모두발언 및 질의응답

일시: 2017년 7월 24일 오전 11시 30분
장소: 여의도 너섬가

■ 모두발언
제가 지금 취임하고 열흘이 조금 넘었어요. 사실 거의 잠잘 시간 없이 새벽부터 밤 늦게까지 너무 많은 분들을 만났고, 너무 많은 일들이 있어왔는데 진짜 정의당의 변화에 대해서 주변 분들뿐만 아니라 언론에서도 굉장히 관심이 많다는 것을 느꼈습니다.

저 당이 심상정, 노회찬을 딛고 그 다음 도약을 이룰 수 있는가, 이정미가 그런 막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가, 이런 물음표를 가지고 기대 반, 우려 반으로 저를 지켜보고 있다는 걸 잘 알고 있고요. 제가 항상 그런 도전 앞에 결국은 그 질문에 드린 답은 느낌표였습니다.

아, 그럴 만 했다, 그런 평가를 받으면서 한 단계, 한 단계 밟아왔다고 생각이 들고, 정말 사력을 다하겠다는 생각을 가지고 지금 뛰고 있습니다. 정의당이 지금 창당한지 5년이 지나고, 그 5년 동안 여러 부침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번 대선을 통과하면서 이 당의 존재 이유, 이 당의 정체성이 뭐냐, 이것에 대해서 해답을 드렸다고 생각합니다.

이제는 저 당을 더 키우면 진짜 우리 국민들 삶이 달라질 수 있겠구나, 이런 확신을 드리고 이 확신에 기반해서 2020년 제1야당으로 도전하고 진보정당의 절대 버릴 수 없는 꿈, 수권정당으로 가겠다는 꿈을 실현해나가는 임무가 제 어깨 위에 놓여있습니다.

더 중요한 것은 여기 계신 모든 분들이 정의당에 대해서 애정을 가질만한 모습을 많이 보여드리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5당 체제하에서 진짜 야당으로서 제 목소리를 내는 정당, 그 가치를 인정해주실 때 더 많이 여러분들이 기사를 써주시고 정의당을 키워주실 거라 생각하거든요. 그런 역할들을 정의당이 소홀함이 없이 하겠습니다.

돌출발언, 그리고 기이한 정치인들만을 통해서 정치를 바라보는 국민들에게 진짜 새로운 시대로 가는데 정의당 같은 역할이 너무나 중요하다는 것을 인식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는 말씀을 드립니다. 앞으로 내년에 또 저희가 큰 산을 넘어가야 되잖아요. 그 다음 정의당의 도전도 잘 성공할 수 있도록 여기 계신 분들이 정의당을 아껴주시고 많이 도와주십시오. 열심히 하겠습니다.

■ 질의응답
-원내 6석의 작은 정당, 여야정협의체 배제되고 있다. 극복방안?
=지금은 이전 19대때와 확연히 달라진 것이 5당 체제가 되었다는 것이다. 국민들이 이 체제에 대해 ‘꽤 괜찮다’평가 하고 있는 듯하다. 정세균 의장께서도 5당 체제가 좋은 정치 만드는데 여러 역할하고 있다는 평가 했다. 지난 청와대 5당 회동 있었을 때, 추경이 막바지 진통 겪고 있었다. 그렇게 여러 당이 앉아 이야길 나누다보니, 그날 문제의 실마리도 많이 풀렸다고 생각한다.

양당체제 안에서는 한 쪽이 한 쪽을 완전히 승복시켜야 하는 그런 정치흐름이 있었다면, 5당 체제에서는 반대가 있어도 또 여러 의견들이 서로 조합되며 절충점을 찾아나갈 수 있는 그런 길들이 열린다. 어쨌든 지금은 이 5당 체제의 민주주의 다원화를 어떻게 잘 실현해나갈 수 있도록 하는 제도적 뒷받침이 이뤄지느냐 이것이 굉장히 중요하다. 그런 점에서 19대때 실패했던 선거제도개혁이 20대 국회 안에서 반드시 통과될 수 있도록 하는, 그런 요구나 환경이나 의지 이런 것들이 굉장히 높아졌다. 다음 총선 과정에서는 민의가 온전히 수렴되지 않는 잘못된 제도로 인해, 정의당처럼 일을 열심히 하고자 하는 정당이 국민을 제대로 대변하지 못하는 불합리성을 극복해나가도록 하겠다.

존재감 말씀하셨는데, 집권정당을 뺀 나머지 4개 야당 지지율이 비슷비슷하다. 그만큼 국민들이 현재 대한민국 정당체제에 강력한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어떤 정당이 좀 더 우리를 위해 잘 일할 것이냐 하는 점을 지켜보고 있다. 정의당이 민생정당, 개혁정당으로서 자기 역할을 해나간다면 지금 지지보다 더 많은 지지를 얻으며, 내년 지방선거에서 한 단계 도약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대통령께서 지난 첫 번째 원내대표 5당 회동자리에서 여야정협의체를 제안했다. 긍정적으로 답변도 나왔다. 그러면 그 여야정협의체가 정상 가동되어야 한다. 그런데 어제 일부야당이 반대한다는 이유로 정의당을 빼고 협의체를 가동할 수도 있다는 내용이 나왔다. 지금 이 정치를 바라보고 있는 국민 요구에 부합되는 대답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대통령이 5당 체제 안에서 충분한 협치를 위한 장으로 여야정협의체를 제안한 것이다. 어떻게 보면 문재인 정부의 왼쪽 날개가 정의당이다. 이 날개를 부러뜨리고 보수 야3당과만 이야기하겠다는 것은 5년 내내 보수야당의 반대에 정부가 질질 끌려다니는 결과가 초래될 것이다.

이런 방식으로 가지 않으려면, 민주당도 여야정협의체에 대해 생각을 달리 하셔야 한다. 5당 참여를 흔들릴 수 없는 원칙으로 삼고 다른 보수야당들에게 협의체에 참여할 것이냐 말 것이냐를 물어야지, 보수야당이 설득되어야 정의당이 들어갈 수 있다고 하는 것은 어불성설이다. 국민 여론도 좋지 않다. 국민이 보고 싶은 것은, 진짜 야당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정의당이 이 정부에서 개혁을 견인해나가는 모습이라고 생각한다. 저희는 어떤 수단을 동원해서라도 정상적인 여야정 협의체가 가동되도록 노력할 것이다. 그 과정에서 제대로 된 야당의 모습을 보여드리며, 존재감을 부각해나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예를 들면 어떤 수단이 동원?
=대통령의 의지였고, 정부가 사실 야당 협조가 필요해 만들어낸 구조다. 협력의 한 파트너로서의 정의당을 배제해선 절대 안 된다는 입장을 여러 경로를 통해 강력하게 표명하겠다.

-민주당 추미애 대표하고 어떤 이야기 나눴나?
=지난 번 예방 갔을 때, 여러 이야기 나눴다. 여야정협의체나 이런 것들은 다양한 채널로 이야기 나눌 생각이다.

-정의당 여러 현안, 개헌, 선거구제 개편 등 가장 시급한 1위 현안은 뭐라고 생각?
=정의당 입장에서는 선거제도 개혁이 가장 우선되는 정책 과제다. 이 이야기를 하면, 사람들은 정의당이 불이익을 받고 있기 때문에 정의당 입장에서만 시급한 과제처럼 여기는데 절대 그렇지 않다. 지방자치제 보완이라고 하는 것도 정치사회에 하나의 획기적인 진전을 이뤄냈던 것처럼 지금 대한민국의 굉장히 비정상적인 시스템들이 정상화되는 과정에 있다. 이 모든 것을 최종적으로 결정하는 삶의 규칙을 정하는 선거제도가 이런 상태인 것은, 촛불혁명의 마침표를 제대로 못 찍은 일과 같다.

정치제도 자체를 정상화시켜 나가는 역할, 그래서 다양한 논의가 골고루 수렴되는 역할, 이 역할들을 정의당이 함으로써 국민의 정치불신을 씻어내고 정치참여를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제까지 국민 다수에서 정치불신, 정치무관심이 증폭됐던 이유 중 하나가, ‘정치가 도대체 내 이야기를 대변하는 곳이 아니다’라는 느낌 때문이었다고 생각한다. 정치를 아무리 들여다봐도, 비정규직 노동자 이야기를 진지하게 다루거나, 여성 삶의 문제를 획기적으로 진전시킬 수 있는 강력한 대안이 나오는 것도 아닌 것이다. 그렇게 정치는 내 삶과 무관한 것이라는 생각이 조성되어 왔다고 생각한다.

선거제도가 개혁되어서, 그런 국민의 목소리도, 국민이 지지하는 숫자만큼 국회 안에 제대로 대변될 수 있다면, 대한민국 정치에 대한 국민의 관심과 참여가 높아질 수밖에 없다.

-선거제도 개혁, 다음 총선에서?
=내년 지방선거에 개헌 국민투표 같이 진행하는 것이 논의되고 있지 않나. 대통령께서도 개헌과 함께 선거제도가 다뤄져야 한다고 약속하신 바 있다. 어떤 권력구조를 만든다 하더라도 그 권력구조를 뒷받침할 수 있는 좋은 정당체제가 만들어지지 않고는 좋은 정치 힘들다. 대통령제도, 입법부가 자기 역할을 못해서 제왕적 대통령제가 된 것이다. 내각제로 간다하더라도 정당이 올바로 서 있지 않는 한 내각제가 제대로 이뤄질 수가 없다. 정당정치에 대한 신뢰도를 높이고 입법부 권한을 강화할 수 있는 길은 국민들이 입법부가 우리를 대변하는 곳이다라는 생각을 심어주는 것이다. 그래서 내년 6월 개헌국면에서 반드시 선거제도를 개정해나가는 것이 저희의 1차적 목표다.

- 지방선거 위한 준비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가.
= 제 임기 중 가장 큰 과제다. 중요한 것은 잠재적인 인재를 국민 앞에 선보이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이번 당직선거를 경험하며 느낀 것은 지난 5년 동안은 당이 어려워 당을 밑에서 받치는 사람들이 전면에 잘 나서지 않았다. 그런데 이제는 경쟁도 하며, 기량을 발휘하겠다는 분들이 많다. 그런 분들 중심으로 지방선거를 준비하는 인력풀 잘 만들어야 한다. 그다음에 공직선거법개정을 통해 5당 체제에 걸맞지 않은 제도를 바꾸고, 중대선거구제 취지에 맞도록 바꿔나갈 것이다. 최근 정치자금법도 바뀌었다. 우리 후보들이 제대로 뛸 수 있게 하는 물적 토대를 만드는 일도 해야한다. 한창민 부대표께 지방선거TF 맡겨 준비할 것이다. 모든 정당 중 우리가 지방선거 대비를 제일 먼저 하는 걸로 알고 있다. 당내 정치자금모금위원장도 9월 전국위 인준을 통해 만들고, 대대적 정당 홍보 캠페인 할 것이다. 돈을 후원한다는 것은 지지도 함께 따르는 것이다. 그걸 통해 당의 지지를 확장시키는 요소도 계산하고 있다.

- 대선 때 당내에서 갈등이 있었는데 해소할 방안 있는가? 또 다른 추진 중인 진보세력과 통합 얘기도 나오는데.
= 저는 정의당 안에서 가장 포용적 리더십 갖고 있는 사람이라 자부한다. 선거를 경험하며 당의 통합력이 오히려 높아졌다는 생각이다. 당 안의 3만 5천 당원들, 어떤 의견도 다 있을 수 있다. 당적 가치로 수렴해 나가기 위한 노력들 고민하고, 진행해 나가고 있기 때문에 그런 갈등이 다른 정당의 계파갈등처럼 가지는 않을 것이다. 이 정당 안에 가장 큰 특징이 계파를 위해 당을 움직이는 계파는 없다. 당을 위해 움직이고 고민하는 계파는 있다. 계파의 이익만을 보기 위한 계파는 단연코 없다고 확신한다.

두번째, 새로운 진보정당이 9월 창당한다는 이야기가 있다. 다른 진보정당과 통합 염두에 두냐는 질문 많이 받는다. 드리고 싶은 말씀은, 이제 정의당이 5년차 되면서 당의 정체성을 찾았다. 정의당 통해 정말 삶을 변화시키고자 기대하는 많은 지지자가 있다. 정의당은 그 부분에서 우리의 길을 착실하게 밟아 나갈 것이다. 그것이 지난 대선에서 200만 지지에 대한 보답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새로운 진보정당과 정책적 연대는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지금 다른 당과의 통합은 염두에 두고 있지 않다.

- 당이 여성주의 가치를 포기했다는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 제가 취임사에서 분명 말씀 드렸다. “정의당은 여성주의 정당이고, 저는 페미니스트 당대표가 되겠다.” 여성주의와 페미니스트 정당으로서, 훨씬 대중화된 방식으로 여성의 지지를 얻겠다는 차원으로 이해하셔야 맞다고 본다. 성평등 과제는 21세기 대한민국사회에서 더 강화되어야 할 가치다. 가치를 선도해야 할 진보정당으로서는 이 가치를 포기하거나 버려야할 이유가 없다. 이것이 대중성과 배치되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많은 대중 안에 성차별 사회를 극복해나가야 한다는 의식이 상당하다. 그것을 제대로 대변하는 것이 정의당을 대중정당으로 발전시켜 나가는 길이다.

- 이제까지 대변되지 않았던 국민들 중 정의당이 어떤 목소리를 대변하고 싶은지.
= 여성·청년·비정규직·농민·성소수자·장애인 등을 대변하는 정당이 되겠다는 말씀 드렸다. 지금까지 이런 목소리들이 정치의 부속품처럼 취급됐다. 특히 청년정치도 우리가 지향한다고 하면서, 몇몇 청년 정치인을 기용해 악세사리처럼 여겼던 것이 있어왔다. 저는 이 당을 과감하게 청년들의 것으로 만들기 위한 준비에 착수할 것이다. 정의당은 청년부대표와 함께 청년기본발전법을 만들게 되어있다. 제 임기 안에 적어도 ‘청년 정의당’, 청년이 스스로 가입하고 의제 설정하고 집행하고 결정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나가겠다. 이미 시작되고 있다.

다른 다양한 문제도 마찬가지다. 비정규직 문제를 해당 사업장의 문제 몇 개로 푸는 것이 아니라, 구조적이고 법률 체제 자체를 정비하는 것이 중요하다. 정권 바뀌어도 개별 정책 때문에 달라지는 것 아니라, 근원적으로 비정규직 차별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법률체제와 정부체제를 잘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한미FTA의 결과일 수도 있는데, 우리 정치의 장에서 농업·농민 문제가 사라진 지 너무 오래됐다. 이 문제도 제대로 대변해야한다. 장애인, 성소수자에 대한 인권문제, 이런 문제 나올 때 마다 ‘국민 눈높이’ 이야기가 나온다. 그러나 인권문제는 국민 눈높이가 아닌, 한 사람의 삶의 문제다. 이 나라 어떤 국민도 성정체성 때문에 범죄자 취급을 당해서는 안된다. 이런 사회는 후진적이다. 대한민국 국민 모두의 인권가치를 전부 다 존중하는 제도는 얼마든지 있을 수 있다. 그런 사회 만들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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