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이정미 대표, 제주 방문 기자회견문

이정미 대표, 제주 방문 기자회견문

"사드 배치 규탄, 성주와 강정 주민들의 손 놓지 않을 것"
"도의원 41→50명, 비례대표 확대 및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하는 '제주정치바로법'제출 계획"


일시: 2017년 9월 7일 오후3시
장소: 제주도의회 도민의 방

■ 기자회견문
존경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정의당 대표 이정미입니다.

준비된 기자회견 전에 먼저 한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오늘 새벽 문재인 정부는 소성리에 사드 발사대 추가 배치를 강행했습니다. 반대하는 주민들을 폭력으로 제압하고 새벽을 틈타 배치하였습니다. 대통령이 해외에 나갔을 때 민감한 문제들을 처리하는 수법은 정권이 바뀌어도 변하지 않나 봅니다. 국민들이 촛불로 만든 문재인 정부가 이를 똑같이 재연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아직 이곳 강정의 아픔도 다 아물지 않았습니다. 평화로운 공동체가 산산히 파괴되었고, 삶터를 지키기 위한 주민들의 투쟁은 지금도 진행 중입니다. 그런데 정부는 성주에서 똑같은 일을 벌이고 말았습니다. 얼마나 더 많은 국민들이 고통을 받아야 이런 일방적인 행정을 중단할 것인지 정부에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오늘 우리 성주 주민들은, 2006년 평택, 2009년 용산, 2014년 밀양, 그리고 지금 이곳 강정의 주민들이 온몸으로 묻고 또 물었던 그 질문, 우리가 과연 국민이긴 하냐는 질문을 던지고 있습니다. 왜 이런 일이 계속 반복되는지 묻고 있습니다.

정의당은 오늘 문재인 정부의 사드 추가 배치를 강력히 규탄하며, 문재인 정부가 주민들의 물음에 적절한 대답을 내놓을 때까지 성주 주민들과 이곳 강정 주민들의 손을 절대 놓지 않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이제 기자회견을 시작하겠습니다.

존경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시대가 변했습니다. 1700만 촛불이 시대를 변화시켰습니다. 촛불을 든 시민들이 스스로의 힘으로 부정한 정권을 무너뜨렸으며, 새로운 정권을 새워냈고, 사회의 전면적인 개혁을 요구하고 있습니다. 60년 대한민국의 낡은 관습과 질서들을 과감히 타파하고, 새로운 질서를 세우라고 지금도 명령하고 있습니다. 낡은 것은 가고 새로운 것이 나타나는 시대, 그래서 지금은 ‘촛불시민혁명의 시대’입니다.

하지만 정치권은 아직 시대의 변화를 읽지 못하고 있습니다. 과거의 익숙한 방식에만 안주하다 보니 실망스러운 모습을 보일 수밖에 없습니다. 정부와 여당은 시민들의 압도적인 지지를 받고 있으나, 그 의미를 잘 모르고 있는 것 같습니다. 눈치 보지 말고 과감한 개혁을 추진하라는 국민들의 뜻을 되새겨야 합니다. 검찰과 국정원 개혁에 박차를 가하는 것처럼 재벌과 언론 개혁에도 속도를 더 높여야 합니다. 야당을 탓하고 있을 것이 아니라 민생과 외교·안보에서 완전히 다른 노선을 보여줘야 합니다. 사드 배치와 같은 공약 뒤집기는 시민들의 지지를 배신하는 일입니다.

다른 야당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반대를 위한 반대로 손쉬운 반사이익을 얻는 일은 이제 불가능합니다. 과거 상대가 하나밖에 없는 양당제에서나 가능했던 일입니다. 정부가 하는 일이라면 트집잡고 반대만 하는 태도로는 이제 어떤 국민도 설득할 수 없습니다. MBC 사장에 대한 체포영장 발부를 핑계 잡아 국회를 파행시키는 것도 모자라, 안보위기를 구실 삼아 핵무장을 하자느니, 전쟁도 불사하자느니 하는 무책임한 주장을 남발하는 것은 더 이상 봐주기 힘들 지경입니다. 이런 모습들은 국회와 정치에 대한 국민들의 불신만 부추길 뿐입니다.

시대에 맞게 정치도 변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정치가 민심을 정확히 반영할 수 있도록 강제해야 합니다. 정당과 정치인들이 민의를 두려워하도록 만들어야 합니다. 이를 위한 가장 효과적인 제도가 연동형 비례대표제입니다. 각 정당이 받은 지지만큼만 의석을 가져간다면 어떤 정당과 어떤 정치인도 국민을 함부로 대하지 못할 것입니다. 또한 연동형 비례대표제는 현행 선거제도에서 발생할 수밖에 없는 국민들의 사표(死票)를 없앨 수 있고, 소수의 지지로 다수를 대표하는 현 제도의 치명적인 문제도 해소할 수 있습니다. 연동형 비례대표제야 말로 변화된 시대를 대표하는 정치제도이며, 시대정신이라 할 것입니다.

그런데 얼마 전 이곳 제주에서도 시대를 역행하려는 시도가 있었습니다. 도지사와 도의회의장, 그리고 국회의원 세 분이 소위 ‘3자 회동’을 통해 도의회 비례의석을 축소하자고 합의해 도민들을 경악케 했습니다. 문재인 대통령도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공약해 왔는데, 이곳 여당 국회의원까지 합류해서 합의했다는 사실은 제 눈과 귀를 의심하게 했습니다. 다행히 우리 도민들께서 시대의 흐름에 맞춰 현명하게 막아주셨습니다. 도민들께 존경의 마음을 전합니다.

존경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이번 사건을 계기로 오히려 제주도가 특별자치도답게 더욱 선진화된 선거제도로 성큼 나아가야 합니다. 저는 오늘 제주도민 여러분들과 국회의원 여러분들께 다음 제주도의회 선거부터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할 것을 공식적으로 제안드립니다. 이는 새로운 대한민국의 변화된 정치를 상징하는 가장 선도적인 조치가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현행 선거제도는 앞서 말씀드렸듯이 사표를 대량으로 발생시키고 있으며, 현행 20%(7석)에 불과한 비례대표 의석은 주민들의 의사를 반영하기에 절대적으로 부족합니다.

정의당은 제주도의회 의원 정수를 50명으로 늘리고, 이중 3분의 1 이상을 비례대표 의석으로 하며,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골자로 한 ‘제주정치바로법’(제주특별법 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입니다. 정의당은 민심의 바로미터인 제주도야말로 변화된 시대에 맞는 선거제도를 가장 먼저 적용해 할 수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또 때를 맞춰 정치개혁제주행동 등 제주의 시민사회도 저희 입장과 동일하게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뜻을 모으고 있습니다. 지금이 바로 정치를 바로잡을 적기이며, 그 시작을 알릴 최적지는 바로 이곳 제주입니다.

존경하는 제주도민 여러분,

우리는 6개월 전으로 돌아갈 수 없습니다. 우리는 촛불 이전의 대한민국으로 결코 돌아갈 수 없고, 그렇게 놔두지도 않을 것입니다. 세계에서 가장 민주주의를 잘 하는 우리 국민들은 우리 국민들의 수준에 맞는 정치를 향유할 자격이 있습니다. 저와 정의당은 민심을 정확히 반영하는 선거제도 도입으로 이것이 가능해지리라 확신합니다. ‘제주정치바로법’에 제주도민 여러분들께서도 힘을 모아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 질의응답
- 의원정수를 50명까지 늘려야 한다는 이유가 무엇인가?
= 전체적으로 비례대표 의석수를 30퍼센트 이상으로 높이기 위해선 지역정수에 대한 논의도 수반될 수밖에 없다. 지역시민사회에 대한 의견들과 자치도 내에 지역선거구를 전반적으로 살펴보고, 적합한 정수를 판단한 것이다.

- 개정안 제출은 언제쯤?
= 빠르면 다음주 안으로. 법안 손질하고 있다. 오늘 시민사회단체와 간담회가 예정되어 있다. 의견 수렴해 다음 주에 발의할 예정이다.

- 제주도 소속 국회의원과 논의했거나 논의할 예정인지?
= (김대원 제주도당 위원장) 그 부분은 제주정치개혁시민운동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제주도 지역구 소속 국회의원 3명에게 9월 14일까지 발의하는 것을 공식적으로 요청했다. 14일까지 발의하지 않으면, 시민사회와 정의당의 협의해 공동으로 법안발의 하려고 한다.

- 지방선거 얼마 남지 않았다. 개정안 적용되기에 물리적 시간이 부족한 것 아닌지?
= (이정미 대표) 지금 정개특위 안에서 지방선거와 관련된 논의도 함께 진행되고 있다. 내년 지방선거와 관련해 선거제도를 논의 중이기 때문에 정의당은 최대한 속도를 내자고 요청중이다. 다음 지방선거에서 적용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 (김대원 제주도당위원장) 참고로 제주도에 한정된 부분인데, 우리당과 국민의당 등 제주도 원내 5당과 도지사와 국회의원까지 포함한 연석회의를 제의해 놓은 상태다. 지금 선거구획정위원회가 사퇴하고 없는 상황이라 대안이 없다. 이와 관련해 제주도 원내 정당과 계속 협의하겠다. 도지사 통한 정부안으로는 물리적 시간에 한계가 있지만, 의원 입법으로는 충분히 가능하다는 판단이다.

- 교육위원, 이번 발의안과 관련해 존폐얘기도 나오는데.
= (이정미 대표) 저희는 연동형 비례대표 중심으로. 교육위원 문제와 관련해서는 시민사회단체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는 과정 거쳐야 한다. 정의당 입장에서 단정적으로 말씀드리기 어렵다.

- 사드배치 문제, 앞으로 정의당 어떻게 할 계획인지?
= 어제 국방부 장관을 통해 기습적이고 물리력 동원한 강행은 없다는 약속 받았다. 그런데 그 약속한 지 얼마 안 되어 기습적으로 배치가 강행됐다. 어제 현장에는 우리당 대구시당과 경북도당이 급하게 현장에 갔다. 굉장히 많은 부상자가 속출했다. 오늘 김종대 의원, 우리 당 평화본부장이 내려가 상황을 면밀하게 살피고 추가배치 상황이나 물리력 동원 과정, 주민 피해상황을 파악해 종합적 대책 마련할 것이다. 이후 문제에 있어서는 정부에 강력하게 항의할 계획이다.

Recent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