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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개헌안 철회 후 여야합의 아래 새로운 개헌프로세스를 짜야 올해 안 개헌 가능해…철회는 패배 아닌 1보전진 위한 후퇴"

이정미, 제2차 공동선대위원장 전략회의 모두발언


"국회의장은 일단 오늘 본회의를 미루고, 대통령은 개헌안 철회 후 여야합의 아래 새로운 개헌 프로세스를 짜야 올해 안에 개헌 가능해…개헌안 철회는 패배 아닌, 1보 전진 위한 후퇴"

"남북미 사이에 일시적으로 조성된 어려움이 해결돼가고 있어 다행스러워…적극적 평화교량외교로 북-미 대화의 성공 견인해야"


일시: 2018년 5월 24일 오전 9시

장소: 본청 223호


#개헌안 처리 관련

오늘 대단히 안타깝고 절박한 심정으로 말씀드립니다. 그동안 정의당은 그 어떤 정당보다 먼저 자체 개헌안을 내고, 30년 만에 찾아온 개헌을 성사시키기 위해 동분서주 해왔습니다. 개헌을 통해 대한민국 대개혁의 비전과 새 시대의 가치를 담아내고, 새로운 시민계약을 쓰고자 했습니다. 그것이 촛불의 요구였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오늘 개헌안 투표를 통해 역설적으로 개헌의 문이 닫힐 위기에 처했습니다. 왜 이렇게 됐습니까? 자유한국당은 철석같이 6월 개헌을 약속해놓고 선거에 불리하다는 뻔뻔한 이유로 개헌을 거부했습니다. 자유한국당은 국가의 기본가치와 형태를 결정한 개헌에 이기적 당리당략을 개입시켜 개헌과정을 뒤틀어버렸습니다. 6월 개헌을 무산시키려 9월 개헌안을 내놓았지만, 정작 9월 개헌을 성사시키기 위한 어떤 성실한 노력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자유한국당의 플랜대로라면 5월 한 달 동안 9월 개헌 투표를 위한 국회합의안을 완성해가야 했습니다. 하지만 지난 한 달 동안 자유한국당 뭐 했습니까? 국회에서 천막 쳐놓고 단식하면서 드루킹특검에 올인 하지 않았습니까? 가까스로 열린 5월 국회도 방탄국회로 전락시켰습니다. 자유한국당은 개헌정치에서 ‘신뢰’를 송두리째 무너뜨려, 이제는 국회가 개헌을 한다고 하면 국민들이 도저히 믿을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집권정당인 더불어민주당도 유감입니다. 개헌하자고 하면서 제대로 된 자신들의 개헌안을 만들지도 않았습니다. 대통령께서 절박한 마음으로 개헌안을 냈지만 국회의 역할과 합의도 주도하지 않았고, 6월 개헌안이 불투명해진 지난 4월 25일에는 국회 헌정특위 간사가 사임하고 아직까지 후임자도 정하지 않았습니다. 지방선거를 위한 방편으로 개헌안을 활용해 주판알만 굴리면서 자신들을 제외한 모든 야당을 싸잡아 배신자 취급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의 지지율 등에 올라타고 집권정당의 역할을 방기하는 오늘의 태도가 통탄스럽기만 합니다. 


다시 한 번 말씀드립니다. 대한민국 헌정사를 보면, 독재정부가 일방적으로 추진한 개헌이 아닌 이상 모두 국회가 합의하여 개헌을 추진했습니다. 그리고 그런 개헌들만 민주개헌이었습니다. 4.19 혁명 이후 개헌이 그랬고, 6월 항쟁 이후 개헌이 그랬습니다. 촛불혁명 이후의 개헌도 마찬가지여야 합니다. 특히 개헌은 나라의 형태와 기본가치를 정하는 것인 만큼, 최고수준의 정치적 합의가 필수입니다. 그렇기에 정의당은 문재인 대통령의 개헌에 대한 진정성을 신뢰하고 대통령 개헌안의 많은 내용에 공감하면서도, 적극적 대화의 정치로 합의된 개헌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강조해온 것입니다.


지금 가장 우려되는 것은, 오늘 본 회의에서 의사정족수 미달로 투표가 성립하지 않거나, 의결정족수 미달로 부결이 되어, 앞으로 개헌이 중단되는 사태가 벌어지는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정중히 요청 드립니다. 국회의장께서는 일단 오늘 본회의를 미뤄주시고, 대통령께서는 개헌안을 철회해주십시오. 개헌안 철회는 패배가 아니라, 1보 전진을 위한 후퇴일 뿐입니다. 중요한 것은 6월 개헌이 아니라 개헌 그 자체입니다. 이미 개헌안 쟁점에 대한 논의는 진행되어 왔습니다. 개헌안 철회 후 여야합의 아래 새로운 개헌 프로세스를 짠다면 올해 안에 개헌을 할 수 있습니다. 30년 만에 찾아온 개헌기회를 이렇게 흘려보내는 것은 촛불을 들어 민주공화국을 부활시킨 국민에 대한 도리가 아닙니다. 국민에 대한 약속을 지킬 수 있도록, 대통령과 여당의 결단을 요청 드립니다.


#한-미 정상회담 관련

어제 한미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 양 정상이 북미정상회담 성공을 위해 함께 노력하기로 다짐했습니다. 때마침 북한도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에 우리 언론인의 취재를 허용했습니다. 남북미 사이에 일시적으로 조성된 어려움이 해결돼가고 있어 다행스럽습니다.


특히 어제 회담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소위 리비아모델을 공식적으로 폐기하고, 체제보장이 비핵화의 반대급부라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논란이 되었던 비핵화 방법론에 있어서도, 이행기간이 짧은 일괄타결을 할 수 있다는 점을 언급했습니다. 이 모두 북미 간 입장차가 줄고 있다는 긍정적 신호입니다. 앞으로 북한도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행사 이후, 남북 대화를 재개하는 등 상응하는 조치를 취해야 할 것입니다.


한반도 평화열차는 출발했고, 남북미 모두 이 열차에서 내릴 수 없습니다. ‘한반도 영구 평화’라는 종착역에 무사히 도착할 것을 낙관만 해서는 안 됩니다. 당장 급한 불 껐다고 안심하지 말고, 적극적 평화교량외교로 북-미 대화의 성공을 견인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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