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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국내외 동물보호단체 '개식용 반대' 한목소리

국내 최초 개식용 반대 국제 컨퍼런스 열려

 

국내외 동물보호 관계자들이 한자리에 모여 개식용 중단을 외쳤다.

동물보호단체 카라는 5일 서울 새문안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개식용 종식을 위한 국제컨퍼런스’를 열었다. 국내에서 개식용 금지를 위한 국제컨퍼런스가 열린 건 처음이다.

 

300여명이 넘는 참석자가 모인 가운데 열린 이날 컨퍼런스는 ▦고질적 동물학대의 온상인 개식용 실태 ▦개식용 산업에 대한 국내외 대응활동 ▦개식용 산업 종식을 위한 대안 모색 순으로 진행됐다.

임순례 카라 대표는 개회사를 통해“매년 여름이 되면 보신탕에 대한 논쟁이 뜨겁지만 제대로 논의된 적이 별로 없다”며 “개식용 문제를 국내에 정확하게 알리고 개식용 문제 해결방안을 모색하기 위해 행사를 기획했다”고 밝혔다.

 

침팬지 연구의 권위자이자 환경운동가인 제인 구달 박사도 개식용 종식에 동참하는 영상 메시지를 보내왔다. 구달 박사는 “어릴 때부터 함께 했던 반려견으로부터 많은 것을 배웠다”며 “개들은 이미 사람에게 길들여졌고 1만5,000년 이상 우리의 친구로 지내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런 훌륭한 동물을 식용을 위해 도살하는 것은 잔인하다”며 “이번 컨퍼런스를 통해 많은 사람들의 인식이 개선 됐으면 좋겠다”고 개식용 반대 입장을 전했다.

 

임순례(오른쪽) 카라 대표와 영화배우 문소리씨가 개식용 종식을 위한 변화를 요구한다는 내용의 포스터를 들어 보이고 있다. 카라 제공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한국의 동물복지 현황과 입법전망 그리고 개식용’이라는 주제발표를 통해 “현실적으로 개농장에 준수를 명하는 법령은 가축분뇨에 관한 법이 유일하고, 현행 법률에 대한 소극적 해석으로 개 사육과 개 도살에 대한 행정처리가 부실하다”고 지적했다. 또 국회에서 동물보호 관련 법안들이 통과되지 못하고 있는 것에 대한 비판에 대해서는 “법안이 통과되려면 전반적인 동의가 필요하지만 국회 내에서도 반려동물 문제가 우선적으로 다뤄지지 않고 있다”며 “20대 국회에선 동물보호의 필요성에 대해 공감하는 의원들이 늘었기 때문에 앞으로 나아질 것으로 본다”고 답했다.

 

해외 동물단체들은 중국과 대만, 필리핀 등에서의 개식용 반대 활동 현황을 전했다. 앤드류 플럼블리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 캠페인 매니저는 “2010년부터 매년 6월 중국 위린시에서 개고기 축제가 열렸는데 중국 전역에서 온 동물보호단체들과 함께 이 행사의 잔혹성을 성토하는 시위를 벌였다”며 “이를 통해 중국 정부와 대중의 지지를 약화시켰다”고 소개했다. 그는 “이미 필리핀, 대만, 싱가포르, 홍콩, 태국 등을 포함한 아시아 국가들은 개고기 소비를 금지하는 법안을 시행했다”며 “한국에서도 개고기를 소비하는 사람들의 인식을 개선시키고 개농장주 등을 설득해 협력한다면 개고기 소비를 근절시킬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외에도 최재천 국립생태원장을 비롯해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 서국화 변호사 등 동물보호에 관심이 있는 각계 전문가들의 발제와 참여가 이어졌다.

한편 이날 개농장주 모임인 육견협회 관계자들은 행사장 앞에서 컨퍼런스 반대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개고기는 한국의 전통식품이다”등의 피켓을 들고 생존권 투쟁을 예고했다.

 

고은경기자 scoopkoh@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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