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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김앤장도 갑을오토텍 노조파괴에 개입했나

[경향신문] 노무법인 예지뿐 아니라 김앤장 법률사무소도 갑을오토텍 노조파괴 증거 인멸에 관여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는 수사자료가 공개됐다.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와 이정미 정의당 의원, 이용득·강병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7일 국회의원 회관에서 ‘갑을오토텍 노조파괴(Q-P전략 시나리오) 추가자료 공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 같은 의혹을 제기했다. 이날 추가로 공개된 문건은 고용노동부 천안지청이 지난해 4월23일 갑을오토텍에 대한 압수수색 과정에서 확보한 수사자료다.

 

문건을 보면 권기대 전 갑을오토텍 노무부문장은 2014년 10월29일 “예지컨설팅 대표와 함께 김앤장 고문을 만나서 협의했다”며 “김앤장에도 프로젝트를 수행할 팀이 있어서 일괄 수행이 가능하다고 한다”고 박효상 전 대표이사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 “수행기간 및 비용 그리고 집중도 등 여러 가지 측면에서 예지컨설팅이 주관하고 김앤장으로부터는 법률적인 검토 지원을 받는 것이 바람직할 것 같다”고 보고했다. 이 시기는 갑을오토텍이 경찰·특전사 출신 신입사원을 채용해 금속노조를 파괴하려는 계획을 세우던 때였다.

 

박 전 대표이사는 지난해 4월14일 권 전 부문장에게 “모든 카톡 및 문자는 지우세요. 전화로 합시다”라는 지시를 내렸다. 이에 권 전 부문장은 “다 정리하고 있다. 김앤장하고 지시하신 대로 진행하고 있다”고 답했다. 김앤장이 압수수색을 열흘가량 앞두고 증거 인멸에 관여했다고 추정해볼 수 있는 대목이다.

 

노무법인 예지는 갑을오토텍에 노조 파괴 목적의 컨설팅을 했다는 이유로 지난달 15일 설립인가가 취소됐다. 하지만 김앤장이 갑을오토텍 노조파괴, 증거 인멸 등에 관여했는지에 대해선 조사가 진행되지 않았다.

 

김앤장은 하지만 갑을오토텍 증거인멸 등에 관여했다는 의혹을 부인했다. 김헌수 김앤장 고문(노동부 관료 출신)은 이날 경향신문과의 통화에서 “갑을오토텍과 노무 컨설팅 계약을 체결하지 않았다”며 “우리는 노조파괴 같은 데 개입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최병희 노동부 천안지청 근로감독관은 “김앤장 관여 여부에 대해선 아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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