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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지진 다음날 철도 노동자 2명이 돌아가셨습니다.

경주에서 지진이 일어난 다음 날인 9월13일 새벽, 경북 김천역 부근에서 노동자 2명이 목숨을 잃고 2명이 부상을 입었습니다. 야간 선로작업 중이던 노동자들이 경주 지진으로 인해 지연 운행 중이던 KTX 열차에 치인 것입니다. 평소처럼 자정 이후에는 열차가 다니지 않는다고 여기고 작업을 하다가 지연 운형과 관련 정보를 미처 듣지 못하고 변을 당했다고 합니다. 자세한 조사결과가 나와야겠지만 현재 나온 정보대로라면 노동자들은 자기 목숨과 관련된 가장 기초적인 작업정보조차 듣지 못하고 현장에 나와야 했습니다. 바로 그들이 코레일의 협력업체 노동자들이었기 때문입니다.
 
구의역 사고에서부터 최근 일어난 장안철교 사고 등 올해 들어 발생한 잇단 사고의 특징은 사고의 희생자가 비정규직 간접고용 노동자였다는 것입니다. 제가 지난 주 발표한 바도 있지만 최근 4년간 조선업 대형3사 사망사고를 조사해 보니 37명 사망주 중 29명 78%가 하청노동자였습니다. 이제 간접고용 비정규직이 단지 낮은 임금과 고용불안의 문제가 아니라 생명의 문제일 수밖에 없습니다. 위험의 외주화와 간접고용 문제를 그냥 두고서 산업현장에서 정상적인 안전관리를 기대할 수 없고 세계 최고의 산재국가라는 오명을 벗기는 더더욱 어렵습니다.
 
이와 관련해 위험업무의 외주화를 방지하고 비극을 막기 위한 법안들이 20대 국회 개원과 함께 연달아 제출됐습니다. 다음 주부터는 국정감사가 실시되고, 곧 법안심사 역시 시작됩니다. 여야 정당 모두가 사소한 당익을 뒤에 두고 책임 있게 관련법 개정에 착수해야 합니다. 이는 구의역 사고와 함께 시작한 20대 국회의 책무이고, 세월호 이후 첫 국회의 책무입니다. 모든 정당들의 성실하고 책임 있는 논의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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