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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1) 수십년 찬반 논쟁 '개식용 문화', 공론의 테이블에 오르다

카라, 개도살·개식용 종식을 위한 국제컨퍼런스 개최 해외사례 통해 개식용 문제해결 실마리 찾는 데 초점

 

(서울=뉴스1) 이병욱 기자,이기림 인턴기자 = 수십년째 찬반 논쟁이 이어지면서도 여전히 우리의 식탁에 오르고 있는 개고기 문화가 공론의 테이블 위에 올랐다.

 

동물보호단체 카라(대표 임순례)는 5일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서울역사박물관 야주개홀에서 개도살·개식용 종식을 위한 국제컨퍼런스를 개최했다.

 

그동안 동물보호단체들을 중심으로 개식용 반대를 외치는 시위 및 캠페인 등은 있었지만 개식용 문화 근절을 위한 본격적인 논의의 장이 열린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개식용 종식을 위한 국제컨퍼런스' 참가자들이 사회자의 진행을 지켜보고 있다. 2016.8.5/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개식용 종식을 위한 국제컨퍼런스' 참가자들이 사회자의 진행을 지켜보고 있다. 2016.8.5/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최근에는 보신탕 문화가 고질적 동물학대의 온상이란 지적의 목소리가 높아짐에 따라 복날 개고기 수요도 급감한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 문제에 대한 정부의 방관자적인 행정 태도와 피상적인 찬반 논쟁으로 인해 개식용 논쟁은 20여 년 넘게 제자리에서 맴돌고 있다.

 

특히 일부 찬성론자들은 '전통의 먹거리'란 논리를 앞세워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을 때마다 문화상대주의 덫을 씌우기도 했다.

 

이에 카라는 원론적인 개식용 반대주장을 펴기보다는 입법적 전망과 행정적 선결과제 등을 총체적으로 점검함으로써 문제 해결을 위한 구체적 실현방법에 한걸음 더 다가가고자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임순례 동물보호단체 카라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개식용 종식을 위한 국제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16.8.5/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임순례 동물보호단체 카라 대표가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개식용 종식을 위한 국제컨퍼런스'에서 개회사를 하고 있다. 2016.8.5/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이날 컨퍼런스는 대만의 개도살 금지 법제화 경험과 중국 위린의 개식용 반대 활동 등 해외사례를 통해 국내 개식용 문제 해결의 실마리를 찾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또한 지난해부터 국내 개농장에서 500여 마리의 개를 구조해 미국과 캐나다 등지로 입양 보낸 국제동물보호단체 휴메인소사이어티인터내셔널(HSI)의 활동을 통해서는 한국의 '식용개'들에 대한 차별과 구조적 학대 문제를 제기했다.

 

'고질적 동물학대의 온상 개식용'을 주제로 열린 첫번째 세션에서는 동물복지국회포럼 공동대표인 이정미 정의당 의원(한국의 동물복지 현황과 입법전망 그리고 개식용), 앤드류 플럼블리 휴메인 소사이어티 인터내셔널(HSI) 캠페인 매니저(세계적인 개식용 금지추세 및 동물복지), 최재천 국립생태원장(개와 인간)이 각각 발표했다.

 

'개식용 산업에 대한 국내외 대응활동' 세션에서는 전진경 카라 상임이사(개식용이 야기하는 동물학대와 대응의 현주소), 아담 파라스칸도라 HSI 이사(개농장 개들의 구조 및 입양 활동), 데지 유 중국 Dalian VSine Animal Protection 사무총장(중국 위린시 개고기 축제 반대 대응)이 나서 국내외 사례를 소개했다.

 

'개식용 산업 종식을 위한 대안 모색' 세션은 서국화 변호사(대한민국 법과 개식용, 개선방안은?), 코니치앙 타이완 동물학대방지협회(SPCA) 사무처장(대만 개식용 금지 입법 현황과 전망)이 가능성 있는 대안을 제시했다.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새문안로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린 '개식용 종식을 위한 국제컨퍼런스' 참가자들이 동물생태학자 제인 구달의 영상 축사를 듣고 있다. 2016.8.5/뉴스1 © News1 박정호 기자

 

영국 출신의 저명한 영장류학자이자 동물·생태학자인 제인 구달은 영상 메시지를 통해 "개들은 1만5000년 이상 인간의 가장 친구로 지내오면서 우리의 재산을 지켜주고, 사람을 보호해주고, 시각장애인을 돌보고, 자폐아동들에게 글을 깨우치게 해주는 등 그동안 우리에게 많은 선물을 해주었다"면서 "그런 훌륭한 동물을 식용이란 이유로 도살하는 건 슬픈 일이다. 이번 컨퍼런스가 사람들의 인식을 재고하고 실질적인 개선을 마련하는 계기가 되길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임순례 카라 대표는 "답보 상태인 개식용 문제를 더 이상 소극적으로 방어하기에는 개식용 근절을 염원하는 시대적 요구가 너무나 커져만 가고 있다"면서 "동물복지에 대한 시민들의 관심이 나날이 증대하는 이러한 중요한 시점에 국제적 논의의 장이 열려 매우 뜻깊게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어 "국제 컨퍼런스를 한번 한다고 해서 개식용 근절에 대한 모든 문제가 일거에 해결되리라고 생각하지 않지만 지속적인 토론의 장과 다양한 연대활동을 통해 사회적 관심과 합의를 도출해 종국에는 개식용 금지, 반려동물 식용 금지를 통해 한국 동물복지의 수준을 한 단계 도약시키는 게 목표"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컨퍼런스가 열린 행사장에는 대한육견협회 소속 회원들이 몰려와 생존권 보장 등을 주장하며 피켓시위를 벌였다.

 

wook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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