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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단독]실제보다 계약시간 길게 해 '조퇴 처리'..15분 단위로 근무시간 쪼개 '임금 꺾기'

[경향신문] ㆍ패밀리 레스토랑 ‘애슐리’가 알바 노동자를 대하는 ‘꼼수’

이랜드 계열의 패밀리 레스토랑 ‘애슐리’가 아르바이트생들에게 초과근로수당을 지급하지 않으려고 근로계약시간을 실제보다 1시간 늘려 잡은 후 ‘조퇴 처리’하고, 근무시간은 15분 단위로 쪼개서 기록하는 꼼수를 쓰고 있다는 증언이 나왔다.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4일 입수한 자료를 보면 서울 구로구의 한 애슐리 매장은 아르바이트 노동자의 근무시간을 15분 단위로 기록했다. 지난 7월1일부터 한 달가량 이 매장에서 일한 김모씨(22)의 근무기록을 보면 총 근무시간이 5.0시간, 5.25시간, 5.50시간 등으로 적혀 있다. 김씨는 “밤 10시28분까지 일했다면 (10시30분이 아닌) 10시15분까지 일한 것으로 처리돼 13분에 대한 임금은 못 받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금을 ‘15분 단위’로 꺾어 주면서도 이 매장은 아르바이트 노동자들에게 “10분 전 대기는 기본 매너”라고 강요했다. ‘대기시간은 근로시간으로 본다’는 근로기준법과 달리 대기시간 10분에 대해선 임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초과근로수당을 주지 않기 위해 근로계약을 맺을 때는 실제 근로시간보다 1시간 더 늘려 잡는다는 의혹도 나왔다. 기간제법 6조는 ‘소정근로시간을 초과해 일을 시킬 경우 초과근로에 대해 통상임금의 50% 이상을 가산 지급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하루 근로계약시간이 6시간인 김씨와 동료 등 단시간 노동자들은 계약서와 달리 실제 약속된 근로시간은 5시간이었고, 이 시간만큼 근무하고 ‘조퇴 처리’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고용노동부 관계자는 “실근로시간보다 1시간 더 길게 근로계약을 체결하는 것이 위법은 아니지만 대체근로 혹은 초과근로 시 발생할 수 있는 초과근로수당 지급을 회피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연차휴가를 제대로 보장하지 않았다는 정황도 나왔다. 근로기준법은 일한 기간이 1년 미만인 노동자라도 1개월 만근에 대해 1일의 연차휴가를 주도록 하고 있다. 김씨가 매장 관리자에게 연차에 대해 문의하자, 그는 “내가 애슐리에서 4년간 근무했는데 연차 사용하겠다고 한 아르바이트생이 없었다. 어머님이 법조계 계시나”라고 되물었다.

 

이랜드 측은 “이번 기회를 통해 일부 문제가 된 점들을 점검하고 아르바이트 노동자 처우 개선에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정미 의원은 “이 매장뿐 아니라 이랜드 외식사업본부 전체에서 이런 위법·편법이 사용됐을 것으로 보이는 만큼 노동부는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환 기자 bald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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