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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컷뉴스) '탈선'을 '훈련'으로 조작..'뻔뻔한' 인천교통공사(종합)

 

인천교통공사가 시민 안전과 직결된 '인천지하철 2호선 사고'를 잇따라 은폐한 사실이 드러났다.

특히 ‘탈선사고’를 ‘훈련’으로 조작하고 관련 자료까지 삭제한 사실이 드러나 거센 비난이 일고 있다.

 

◇ 지하철 탈선사고를 훈련으로 '조작'

 

6일 인천교통공사 내부 제보자가 공개한 동영상에는 지난 8월 7일 남동구 운연차량기지에서 발생한 인천지하철 2호선 탈선사고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영상에는 총 2량으로 구성된 사고 열차가 운영차량기지 내부에서 검사고로 이동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기관사가 탑승해 수동운전으로 이동하던 열차는 바퀴 부분에서 갑자기 불꽃을 일으키며 후미 열차가 탈선해 기둥에 부딪히며 멈춰 섰다.

 

기관사가 비상제동 장치를 작동시켜 다행히 큰 사고는 면할 수 있었다.

열차의 속도가 조금 더 빨랐거나 비상제동이 늦었다면 열차와 선로 등이 크게 파손될 수 있는 위험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공사 측은 '거짓'과 '은폐'로 일관했다.

당시 사장직무 대행이었던 이광호 경영본부장과 조신구 기술본부장은 다음날 기자회견을 열어 '탈선 사고' 사실을 감춘 채 '비상복구 모의훈련'이었다고 적극 해명했다.

 

또 ‘정확한 진상을 가리기 위해 CCTV 영상을 공개하라’는 시민사회의 요구에 대해서도 “사고 현장에는 아예 CCTV가 없다”고 일축했다.

 

인천교통공사는 '탈선사고가 아니라 모의훈련이었다'는 내용으로 훈련결과보고서를 작성해 국토교통부와 인천시에도 허위 보고했다.

 

이들은 특히 탈선 사고를 은폐하기 위해 CCTV 영상까지 뒤늦게 삭제한 것으로 드러났다.

 

(사진=중부일보 제공)

(사진=중부일보 제공)

 

◇ "인천시민 속인 있을 수 없는 일…엄중 문책할 것"

정의당 이정미 의원은 이와 관련해 "국토교통부가 형식적인 현장조사를 통해 탈선사고 은폐를 방조한 의혹이 있다"고 주장했다.

 

인천교통공사 이중호 사장도 논란이 일자 관련 의혹을 모두 인정하고 공식 사과했다.

이 사장은 "명백한 탈선사고가 맞다"면서 "개통 초기 각종 장애로 사고가 잇따른 상황에서 탈선사고까지 알려지면 시민 불안이 증폭될 것 같아 임원들이 훈련으로 가장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인천교통공사의 사고 은폐 의혹은 이뿐만이 아니다.

 

지난 8월 10일에도 인천지하철 2호선에서 2살짜리 여아의 발이 열차와 승강장 사이로 빠져 위급한 상황이 연출되고 출입문이 열린 상태로 열차가 출발하는 등 아찔한 사고가 연이어 발생했다.

하지만 공사 측은 단순한 '유모차 바퀴 끼임 사고'로 사건을 축소·은폐해 거센 비난이 일었다.

특히 당시 사고 열차에 탑승했던 기관사 교육생들은 '유모차 바퀴가 바닥에 끼여 일어난 사고'라는 공사 측 설명에 대해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며 크게 반발했다.

 

이들은 "긴급한 상황에서 아이 구조를 위해 승객들이 적극 나선 것인데 유모차 운운하며 사고 책임을 오히려 승객들에게 돌리는 것은 매우 무책임한 태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이처럼 인천교통공사가 '열차 사고'를 잇따라 은폐한 사실이 드러나자 인천시는 철저한 진상조사를 통해 관련자들을 엄중 문책하기로 했다.

 

박현수 대변인은 "이번 사건은 인천시민을 속이고 해이해진 공직기강의 실태를 단적으로 보여준 것"이라며 “철저한 감사를 통해 관련자들을 중징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BS노컷뉴스 변이철 기자] ycbyun3@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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