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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무위] 이정미,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국익 수호 실패한 한미FTA 협상의 당사자.. 임명 철회해야"


이정미 대표,
 5차 상무위 모두발언

"독자적 대북제재, 실효성 없어 우려.. 대북 평화원칙 등 적절한 대응 필요"
"사드 추가배치, ICBM급 미사일 막을 수 없어.. 전 정부 기습배치 용인 안돼"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국익 수호 실패한 한미FTA 협상의 당사자.. 임명 철회해야"
"정부 세법개정안, 문재인표 복지공약을 뒷받침할 보편증세·복지증세 확정되어야"


일시: 2017년 7월 27일 오전9시
장소: 국회본청 223호

문재인 정부가 국민의 기대에 반하는 두 가지 악수를 뒀습니다. 그 첫 번째는 사드 추가배치이고, 두 번째는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의 임명입니다. 무엇보다 두 가지 모두 촛불민심이 가리키는 곳과 정반대에 있는 결정이라는 점에서 심각하게 재고돼야 합니다.

#북한의 미사일도발과 사드 추가배치 관련
먼저 북한의 미사일 도발과 사드 추가배치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북한이 우리의 대화제의에 또 다시 미사일 도발로 응답했습니다. 모든 적대행위를 중단하고 평화의 길을 찾자는 제안에 찬물을 끼얹은 행위로 용납되기 어렵습니다.

북한이 국제사회 고립을 자초하는 '마이 웨이'를 고집하는 건 개탄스럽지만, 정부가 ‘독자적 대북제재'를 언급하며 강경대응책을 내놓는 것 역시 실효성이 없다는 점에서 매우 우려스럽습니다. 특히 사드발사대 4기를 추가 배치키로 결정한 것은 북한의 미사일도발에 대한 적절한 대응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사드는 북한이 발사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급 미사일을 막을 수 있는 무기가 아닙니다. 문재인 대통령 역시 박근혜정부의 사드 기습배치를 비판하며 "사드는 효용에 한계가 있는 방어용 무기"라고 여러 차례 지적한 바 있습니다. 현 정부의 사드 추가배치로 박근혜정부의 ‘알 박기’식 기습배치를 용인해주는 꼴이 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강대강 대응은 한반도 주변국의 반발만 불러올 뿐입니다. 이는 대통령의 베를린구상과도 배치되는 방향이고, 정부가 지금껏 밝혀온 한반도의 평화정착을 더욱 어렵게 만들 것입니다. 당장 중국이 반발하고 나선 상황에서 우리 국민과 기업이 중국과의 관계에서 피해가 없도록 하겠다던 정부의 약속은 어떻게 지킬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습니다. 환경영향평가를 끝내고 사드 배치 여부를 결정하겠다던 약속도 지켜져야 합니다.

북한의 도발은 한반도 주변국과의 적극적 협력을 통해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내려는 공동의 노력으로 풀어야 합니다. 문재인정부는 '어떤 경우에도 대화는 계속해야 한다'는 대북평화원칙을 일관되게 지켜나가길 바랍니다.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임명 관련
두 번째로, 김현종 통상교섭본부장 임명에 대해 말씀드리겠습니다.

정부가 참여정부 당시 한미FTA 체결을 주도한 김현종 교수를 재차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임명했습니다. 저와 정의당은 이번 인사가 국익에 반한다는 점에서 임명 철회를 강력히 요구합니다.

김현종 본부장은 실패한 한미FTA협상의 당사자입니다. 지난 정부는 한미FTA가 발효되면 GDP가 5.6% 늘고, 신규일자리가 34만개 창출되며, 시장개방으로 국민후생이 좋아질 것이라고 대대적으로 홍보했습니다. 그러나 실제 FTA가 발효된 뒤에, 이 모든 주장은 장밋빛 환상에 그쳤습니다. 수출 증가 등의 이득은 삼성과 현대 등 몇몇 재벌대기업에 집중됐을 뿐, 시장개방과 적합업종 문제 등으로 농민과 중소상공인은 일방적 희생을 강요당하고 있습니다.

한미FTA는 국내 사법권을 침해하는 투자자-국가소송제와 역진방지(래칫) 등 독소조항을 안고 있는 불평등 협정입니다. 한미FTA가 미국에 유리한 방향으로 체결됐다는 사실은, 미국이 자체 분석한 보고서에도 인정된 내용입니다.

김현종 본부장이 한미FTA 협상 전후로 보였던 친미, 친기업 행보 역시 그가 통상교섭본부장으로 적임자가 아니라는 점을 웅변합니다. 대한민국의 통상장관이 사실상 미국의 이익에 부합하는 행동을 한 것이 폭로되면서 ‘검은머리 미국인’이라는 비판까지 있었습니다. 뿐만 아니라 그는 공직에서 물러난 직후, 2009년 3월부터 2011년 말까지 삼성전자 해외법무 사장으로 일한 경력도 있습니다. 가뜩이나 한미FTA의 과실이 소수대기업에 쏠린다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같은 문제가 반복될 우려가 높습니다.

경기를 잘못 이끈 감독에게 납득할 이유 없이 또 한 번 전권을 쥐어주는 경우는 없습니다. 한일위안부 재협상을 윤병세 전 장관에게 맡길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미국과 재협상을 주도하는 통상교섭본부장은 무엇보다 대한민국 국민의 삶을 최우선에 두는 내용으로 협상을 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 점에서 김현종 본부장은 적임자가 아닙니다. 문재인정부는 국익우선 원칙을 저버린 이번 인사를 철회하기 바랍니다.

#정부의 세법개정안 예고 관련
문재인정부의 첫 세법개정안이 오는 2일 발표됩니다. 정의당은 이참에 공평과세를 통한 조세정의 실현은 물론, 문재인표 복지공약을 뒷받침할 보편증세, 복지증세가 확정되기를 촉구합니다.

정부여당이 '증세'의 큰 방향을 밝힌 것은 환영할 일이지만 '부자증세', '핀셋증세' 등의 용어를 써가며 보편복지에 선을 긋는 모습은 떳떳하지 못한 태도입니다. 문재인정부의 100대 국정과제를 이행하려면, 정부 추산만으로도 178조원이 듭니다. 그런데 민주당이 제시한 초대기업·초고소득자에 대한 증세안을 적용해도 확보되는 세수는 3조8000억원 수준입니다. 정부가 약속한 정책과제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부족한 액수입니다.

한국의 조세부담률은 GDP 18.3%로 OECD 평균(2015년 25.2%)을 크게 밑도는 수준입니다. 이런 상황에서 보수세력이 제기하는 '세금폭탄' 프레임은 현실을 크게 왜곡하는 용어입니다. 그런데 민주당이 '명예과세' 운운하며 지엽적 용어싸움에 치중하는 건 안타깝습니다. '명예과세'란 용어 자체가 세금을 성금이나 기부금 형태로 좁힐 수 있습니다. 정부여당은 집권세력으로서 보다 책임 있는 태도를 보여야 합니다.

국민들은 이미 박근혜정부가 강조한 '증세 없는 복지'가 허구임을 경험한 바 있습니다. 두 번 속지 않을 것입니다. '중부담 중복지'를 위한 복지증세는 지난 대선을 통해 대세로 확인된 바 있습니다. 정부여당이 보편증세, 복지증세라는 실질적 대책으로 세금폭탄 프레임을 당당하게 돌파하길 바랍니다. 복지확대 기조를 내세운 만큼, 세출구조 개혁 방안과 공평과세 원칙을 전제한 뒤, 조세부담률을 높이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설득해나가길 촉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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