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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미 대표, 정의당 지도부-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 모두발언

이정미 대표, 정의당 지도부-시도당위원장 연석회의 모두발언


일시: 2018년 12월 10일 오후 3시

장소: 로텐더홀 


멀리서 오신 광역시도당 위원장님들 너무 감사합니다. 오늘이 단식 5일차인데, 당대표의 단식 5일차를 뛰어넘을만한 기쁜 소식 하나 알려드리겠습니다. 이미 언론 보도를 통해 보셨겠지만, 돌아가신 고 노회찬 원내대표께서 무궁화훈장을 받으셨습니다. 평생 고인이 우리사회에 힘없고 가난하고 어려운 약자의 인권을 위해 힘써왔다는 것을 인정받은 훈장이라 생각합니다. 우리가 그 훈장에다가 훈장 하나를 더 드려야겠습니다. 고인의 ‘가난하고 힘없는 약자들을 대변하는 정치를 반드시 이뤄내기 위해 잘못된 선거제도를 고쳐야겠다, 꼭 정치개혁을 이루어야겠다’는 숙제를 우리가 이번 겨울에 꼭 풀어서, 무궁화훈장 옆에 좋은 선거제도를 함께 놓아드릴 수 있도록 힘썼으면 합니다. 


거대양당의 밀실야합을 다 지켜보셨을 텐데 두 가지 문제가 있습니다. 첫번째는 지금 문재인 정권이 3년 반의 임기가 남았습니다. 1년 반 동안 국민이 바라는 강력한 개혁정책이 제대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그 의지가 의심받는 상황까지 와있습니다. 앞으로 이 정부의 성공, 촛불정권을 탄생시켰던 시민들의 여망을 실현시키기 위해 집권여당은 누구와 손을 잡고 함께 나가야 될 것인가 그 시험대에 올랐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밀실야합처럼 자유한국당과 두 당이 편한 대로 계속 정치를 이끌어갈 것인지, 아니면 이 정부에 요구되는 개혁을 실현하기 위해 야3당과 협치를 제대로 해 나갈 것인지 갈림길에 서 있습니다. 그 선택을 하셔야 될 때입니다. 


두번째는 저희가 이 선거제도 개혁과 관련해 농성을 시작하자, 집권 여당 안에서 ‘민생 밥그릇을 챙겨야 할 때, 국회의원들이 자기 밥그릇 챙기느라 농성하고 있다’며 비난했습니다. 그런데 예산안 심의결과를 보고나서 저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청년 일자리, 줬다 뺏는 기초연금 바로 잡으려 노인들에게 고작 10만원 더 드리는 것도 다 삭감하고 SOC 지역 예산만 늘렸습니다. 제가 더 놀랐던 것은 교섭단체가 1년 동안 가져가는 예산을 10억 원을 늘리고, 비교섭단체에 주던 정책 개발비 3억 원을 깎은 것입니다. 국회 안에서부터 ‘부익부 빈익빈’의 첨단을 걸어가고 있습니다. 


과연 민생을 지킨다는 명목으로 선거제도 개혁을 힐난했던 두 양당은 그런 말을 내뱉을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에게 물어봐야 합니다. 밀실 안 소소위라는 법에도 없는 논의 테이블 안에서 자신들은 정말 양심에 떳떳했는지 질문을 던집니다. 그에 대한 답을 해야 합니다.


국회 세비, 1년에 180만 원이라 하지만 국민의 공분을 자아내기에 충분합니다. 특히 국회의원의 특권을 내려놓고서라도 선거제도 개혁을 하자고 했던 정의당의 입장에서는 황당하기 그지없는 결과입니다. ‘국회의원 늘리는 건 국민들이 반대한다’, ‘국민 여론이 따라주지 않는다’며 매번 핑계를 댔지만, 결국은 민주당 스스로가 ‘국회가 무슨 특권을 내려놓겠냐’는 비판의 빌미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게 선거제도 개혁을 하자는 태도입니까?


조금 전 이해찬 대표가 여기를 찾아와 단식 농성을 걱정하며, 본인은 계속 ‘비례성과 대표성을 강화하고 연동형 비례대표제 하자’고 주장해왔다고 합니다. 그러니 이제 정개특위에 논의를 맡기고 단식을 풀라는 얘기를 합니다. 하지만 저는 이제 그런 말을 믿지 않습니다. 연동형비례대표제의 원론적인 원칙도 매번 국회의원들의 자기 기득권의 발목에 걸려 넘어지는 것을 19대 국회 때도 지켜봤습니다. 19대 국회의 끝은 개혁이 아니라 개악이며, 밥그릇 하나 더 챙겨가는 결과만 낳았을 뿐입니다. 


기득권 양당의 대표들, 특히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당론과 공약으로 내걸었던 집권정당은 연동형비례대표제를 실현하기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대안을 가질 것인지, 항상 기득권의 발목을 잡아챘던 의원 정수 문제는 어떻게 할 것인지 큰 틀에서 답을 먼저 내놔야 합니다. 그리고 그 기준을 가지고 12월 임시국회를 열고, 정개특위 합의안이 만들어질 때까지 문 걸어 잠그고 논의하셔야 합니다. 그 답이 나올 때까지, 이제는 부도 날 어음을 순진하게 믿을 상황은 지났기 때문에, 저는 그 합의안이라는 분명한 현찰이 나올 때까지 이 자리에서 한 치도 물러나지 않겠다고 말씀드립니다. 여기 계신 광역시도당위원장님들도 제 의지와 뜻을 이해해 주시길 바랍니다. 


항상 기득권 정당들이 흔들릴 때, 결국 시민들의 힘이 기득권 정당들을 올바른 개혁의 방향으로 견인해왔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는 이미 2016년도에 경험했습니다. 이제 시작입니다. 오늘을 시작으로 진짜 우리가 바라는 국민에게 가장 좋은 선거제도를 드리기 위해 싸워야 할 때입니다. 12월 15일, 위원장님들 연말에 일 많고 바쁘시겠지만 30년을 기다려 온 기회입니다. 이 기회를 우리가 책임지자는 마음과 각오로 여의도 국회에 당원들과 함께 많이 와주시고 국회를 애워싸주십시오. 야3당의 투쟁을 지지해주시고, 기득권 정당이 정신 차릴 수 있도록 만들어주십시오. 국민에게 가장 좋은 걸 드리기 위해선 국회의원이 어떤 기득권도 내려놔야 한다는 따끔한 일침을 15일에 보여줄 수 있도록 다 같이 노력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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