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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아웃도어) 최순실, 설악산도 손댔나

'박근혜-최순실 게이트' 설악산 오색케이블카 개입 논란..시국선언까지 번져

설악산 오색케이블카가 ‘최순실카’라는 의혹에 휩싸인 가운데 대통령 퇴진을 비롯한 시국선언 대열에 산악인들도 발 벗고 나섰다. 지난 3일 정의당 강원도당은 성명을 통해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정의당은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온 국민이 충격과 분노에 휩싸이고 있는 가운데, 최순실 씨가 강원도 국책사업에도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친 정황이 속속 확인된다”고 밝혔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로 온 국민이 충격과 분노에 휩싸이고 있는 가운데, 최순실 씨가 강원도 국책사업에도 광범위하게 영향을 미쳤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정의당에 따르면 최순실 씨와 그의 딸인 정유라 씨가 평창군 일대의 땅 7만여 평을 사들여 막대한 시세차익을 거둔 사실이 밝혀졌고 최근에는 이 중 일부 땅을 불법으로 개발했다. 또한, 평창 올림픽을 통해 수천억 원대의 이권을 챙기려 한 것은 물론 인사에도 개입한 정황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정의당은 그동안 수많은 환경문제와 행정 절차상의 문제에도 불구하고 무리하게 추진되었던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은 최순실 씨가 개입했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정의당은 이어 “사태가 이지경임에도 강원도와 평창동계올림픽 조직위원회는 정확한 진상을 파악하기보다는 이권 개입설을 부인하기에 급급해하고 있다. 올림픽 조직위원회는 각종 공사와 사후활용계획까지 최순실 씨가 개입하였다는 의혹이 제기됨에도 불구하고 근거 없는 의혹이라고 할 뿐 구체적으로 반박하지 못하고 있다. 강원도 또한 ‘최순실카’로 불리게 된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이 민간의 이권개입 여지가 없다고만 할 뿐 부실한 답변을 내놓고 있다”고 말했다.

 

또 “조직위원회와 강원도가 현재 검찰 조사가 끝나지도 않았고 정확한 진상을 파악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이권개입설을 부인하는 것은 또 한 번 강원도민들을 농락하는 행위다. 조직위원회와 강원도는 제발 사태 파악을 하길 바란다. 지금의 사태는 대충 얼버무리고 넘어갈 상황이 아닌 것으로 지금이라도 최순실 씨의 동계올림픽 개입 의혹에 대해 진상을 밝히고 책임자에 대한 처벌을 해야 할 것이다”고 날 선 비판을 했다.

 

오색케이블카 사업은 460억 원을 투자해 설악산 초입인 오색에서 끝청을 잇는 노선 길이 3.5km의 케이블카 건설 사업으로 강원도와 양양군의 숙원 사업이다. 해당 사업이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연루된 것은 최순실 씨의 측근들이 오색케이블카 사업의 중요 의사 결정에 참여했다는 의혹이 나오면서다. 바로 이승철 전국경제인연합회 부회장과 김종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이다.

 

 

최순실 씨와 그 측근들이 평창올림픽을 통해 이권을 챙기려 하고 있다는 정황을 보면, 오색케이블카 사업 역시 계획된 것일 수 있다는 주장이 일고있다.

 

설악산 케이블카 논란은 지난 10월 31일 정의당 이정미 의원이 제기했다. 이정미 의원은 “2013년 7월 청와대가 환경부에 국립공원 내 케이블카 설치를 지시한 뒤, 2014년 6월 이승철 부회장이 설악산 케이블카 설치를 허용하는 산지관광개발을 제안했다”며 “최순실 씨와 그 측근들이 평창올림픽을 통해 이권을 챙기려 하고 있다는 정황을 보면, 오색케이블카 사업도 계획된 것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김종 전 차관의 경우 관광레저기획관으로 근무하던 2014년 9월부터 ‘친환경 케이블카 확충 태스크포스(TF)’를 만들어 논의를 주도했다는 의심을 받고 있다. 김종 전 차관은 당시 4차례 회의를 개최했고, 환경부의 승인이 있기 반년 전인 지난해 1월 설악산 케이블카 건설을 포함한 중점관광계획을 발표했다.

 

이정미 의원은 “김종 전 차관이 주도했던 TF에서 산지전용허가, 환경영향평가 등 인허가와 관련된 행정절차를 양양군에 컨설팅했다. 양양군이 환경영향평가 검토가 끝나지도 않은 2016년 3월 케이블카 설비업체인 ‘도펠마이어’에 25억 원의 선급금을 지급한 것이 증거”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의심의 눈초리가 유독 오색케이블카에 쏠리는 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지난 2012년 6월과 2013년 9월, 두 차례나 사업 자체가 환경 훼손 우려 등으로 무산됐다. 결국, 케이블카 노선까지 변경하며 지난해 8월 환경부로부터 ‘조건부 승인’을 받았으나 이마저도 잡음이 무성했다.

 

하지만 지난 2014년 10월 박근혜 대통령이 평창올림픽대회조직위원회를 찾아 “설악산 케이블카 사업이 조기에 추진됐으면 한다”고 말하자, 환경부가 갑작스레 태도를 바꾼 것은 의혹을 더하는 대목이다. 산양 서식지 파괴 등의 우려가 여전히 존재하고, 이 부분의 해결책이 만들어지지 않은데도 불구하고, 그간 반려돼 온 케이블카 사업이 갑작스러운 순풍을 만난 것.

 

이후 추진 과정 역시 순탄치 않았다. 양양군에서 실시한 환경영향평가서가 (자연환경) 조사자 누락, (해발고도·좌표 등) 조사지점 미기재 등 허위·부실 논란이 있지만, 환경부가 이를 반려시키지 않아 많은 반발을 사기도 했다.

 

 

산악인들은 현재 설악산 케이블카를 비롯한 무작위한 산지개발을 중단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즉각 퇴진해야 한다는 내용의 시국선언 서명을 진행 중이다.

 

논란이 불거지자 환경부는 “오색케이블카는 2007년부터 수차례 추진됐던 사업으로 최순실 씨와는 관련 없다”며 적극적인 해명에 나섰다. 더해 양양군의회는 지난 3일 성명을 통해 이정미 국회의원에게 사과할 것을 요구했다. 군의회는 “이정미 의원이 논란에 대한 합당한 증거를 대지 못할 경우 양양군민에게 공개 사과하고, 공식 사과가 없을 경우 무고 등으로 고발하겠다”며 강하게 반응했다.

 

한편, 산악인들은 현재 설악산 케이블카를 비롯한 무작위한 산지개발을 중단하고 박근혜 대통령이 즉각 퇴진해야 한다는 내용의 시국선언 서명을 진행 중이다.

이지혜 기자 / hye@outdoor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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